어느 순간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게 돼요.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밤에 땀 흘리며 깨기도 하고, 자주 피곤해지죠. 아, 이게 바로 갱년기구나—하고 실감하는 시기가 옵니다. 그런데 이 변화는 두려워하거나 숨길 게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부터 내 몸을 진짜로 돌봐야 할 때’라는 신호랍니다. 그중에서도 운동은 갱년기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나가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에요. 오늘은 갱년기 여성에게 맞는 운동법—요가, 걷기, 근력운동—을 소개하면서, 저희 가족 이야기도 조금 나눠볼게요.
요가: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독이는 시간
갱년기 증상이 한창일 때, 제일 괴로웠던 건 밤마다 찾아오는 불면이었어요. 몸은 피곤한데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서 뒤척이다가, 결국 새벽을 맞는 날이 많았죠. 그러다 우연히 시작한 게 요가였어요. 처음엔 동작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하루 10분이라도 매트 위에 앉아 호흡을 고르고 스트레칭을 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더라고요.
요가를 시작한 지 몇 주가 지났을 무렵, 제 모습을 본 딸아이가 "엄마, 멋있다"며 요가매트를 옆에 깔더라고요. 그날 이후 주말마다 우리는 함께 요가를 해요. 웃으면서 따라 하다 보면 서로의 숨결이 느껴지고, 운동이 아니라 대화 같기도 해요.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요가 동작은 어렵지 않아요. '고양이 자세'는 등과 허리를 풀어주고, '아기 자세'는 불안한 감정을 안정시켜 줘요. '나무 자세'는 균형감각을 키우고, '브리지 자세'는 골반과 허리 강화에 좋아요. 유튜브에서 ‘갱년기 요가’로 검색해 보면 10~20분짜리 따라 하기 좋은 영상도 많아요. 무엇보다 요가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돌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강력한 치유법이에요.
걷기: 가장 쉬우면서 가장 확실한 건강법
운동 중에서도 가장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게 걷기예요. 저는 갱년기를 겪으며 감정 기복이 심해졌는데, 걷기를 하면서 그런 증상이 정말 많이 줄었어요. 처음에는 하루 10분, 그것도 집 근처 편의점까지 걸어가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하루 40분씩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게 일상이 됐답니다.
재미있는 건 이 걷기 습관이 가족에게도 번졌다는 거예요. 남편은 처음엔 “피곤하다”며 잘 안 움직였는데, 어느 날 제 옆에서 같이 걷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저보다 더 부지런해요. 특히 저녁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같이 웃는 시간도 많아졌어요. 딸아이는 가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엄마, 오늘도 산책했어?” 하고 먼저 물어봐 주니, 그것만으로도 뿌듯하죠.
걷기는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고, 어디서든 할 수 있어요. 단, ‘제대로 걷기’를 하려면 약간의 요령이 필요해요. 발뒤꿈치부터 디디며 걷고, 팔은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어주고, 턱을 살짝 당기며 시선은 앞을 보세요. 그리고 걷기 전에 2~3분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면 근육 뭉침도 예방할 수 있어요.
시간이 없을 땐 장을 보러 걸어가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같은 생활 속 걷기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아요. 하루 6,000~8,000보 정도만 걸어도 심혈관 질환, 비만, 우울증 예방에 효과가 크답니다.
근력운동: 중년 이후 내 몸을 지켜주는 근육 만들기
갱년기를 지나면서 몸의 변화 중 하나는 ‘근육량 감소’ 예요. 그로 인해 허리가 아프거나, 무릎에 부담이 생기고, 쉽게 피곤해지는 일이 많아지죠. 저도 허리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근육이 너무 약해졌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부터 시작한 게 바로 ‘근력운동’이었답니다.
처음엔 무거운 아령을 드는 운동은 엄두도 안 났어요. 그래서 의자에 앉아 다리 올리기, 벽 짚고 팔 굽혀 펴기, 스텝박스를 이용한 스쾃처럼 몸무게를 이용한 기초 운동부터 시작했죠. 매일 10분, 15분씩 하다 보니 한 달 후에는 계단 오르기도 훨씬 수월해졌어요.
딸과 함께하는 홈트도 정말 좋았어요. 서로 동작을 가르쳐주고, 깔깔 웃으며 운동하는 시간이 소중한 추억이 되더라고요. 특히 ‘브리지 자세’는 골반 안정화와 하체 근력 강화에 좋아서 꼭 추천하고 싶어요. 또한 ‘플랭크’는 처음엔 10초도 힘들지만 매일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뱃살 관리에도 큰 도움이 돼요.
근육은 한 번 생기면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가장 든든한 방패예요. 넘어져도 쉽게 다치지 않고, 체온을 유지해 주고, 에너지도 더 잘 써요. 갱년기를 지나면서 근력운동은 필수예요. 주 2~3회, 하루 15분이라도 좋으니 꾸준히 실천해 보세요.
갱년기라는 단어에 너무 겁먹지 마세요. 이 시기는 오히려 ‘나 자신을 다시 만나고, 더 단단해지는 시기’가 될 수 있어요. 요가로 마음을 다독이고, 걷기로 일상의 활력을 찾고, 근력운동으로 몸을 튼튼하게 만들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사랑도 더 깊어지게 돼요. 운동은 몸만 바꾸는 게 아니라, 우리의 관계, 감정, 삶의 태도까지 바꿔줍니다. 오늘부터 나만의 운동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그 안에서 건강과 웃음, 그리고 사랑이 자라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