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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열차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해보니

by dsjkl 2025. 8. 8.

부산행 KTX

철도 승무원은 열차를 이용하는 수많은 승객들의 안전과 편의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열차 안에서 시간에 쫓기듯 일하면서도, 늘 미소를 잃지 않아야 하는 이 직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전문성과 체력을 요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필자가 직접 부산행 KTX 열차에 탑승해 하루 동안 체험한 철도 승무원의 일과와 근무 환경을 바탕으로, 이 직업의 현실적인 모습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멋진 유니폼 뒤에 숨겨진 진짜 철도 승무원의 세계를 지금부터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승무원으로 탑승한 첫날의 긴장감

2025년 7월, 필자는 코레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행 KTX 열차의 승무원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하는 열차에 배정되어 아침 7시부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승무원은 열차 출발 90분 전까지 대기실에 집합하여 근무 브리핑을 받습니다. 열차번호, 탑승 인원, 특이사항, 각 객차 배치 등을 점검한 후 유니폼을 정비하고 플랫폼으로 이동합니다. 열차 탑승 후에는 바로 차량 점검이 시작됩니다. 객실 내 냉난방 상태, 비상장비, 승객 편의시설 이상 유무를 빠르게 확인한 후, 승객 탑승이 시작되면 인사와 함께 자리 안내를 도와야 합니다. 생각보다 정신없는 시간이었고, “이 직업은 철저하게 팀워크와 시간 관리에 의해 움직이는구나”라는 사실을 단번에 실감했습니다. KTX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이 시간 동안 승무원은 객실 순찰, 좌석 확인, 민원 응대, 방송 안내, 승차권 검사를 반복적으로 수행합니다. 특히 상행과 하행을 연속으로 운행할 경우, 중간 휴식시간이 짧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매우 부담스러운 일정이었습니다. 실제로 근무 중 한 외국인 승객이 목적지를 착각해 잘못 탑승했는데, 이를 알아차리고 다음 역에서 안전하게 환승할 수 있도록 도운 경험은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이동을 지원하는 것 이상의 정서적 안정감까지 제공해야 하는 직업임을 느끼게 해 준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차량 사이의 연결부를 지나다닐 때의 진동과 소음, 좁은 통로에서의 민첩한 움직임 등은 겉으로 보기엔 단순해 보였지만, 몸으로 체감하는 순간 꽤 까다로운 작업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준비와 사전 점검이 뒷받침되어야 원활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현장에서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객실 내부 업무와 승객 응대

철도 승무원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는 객실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고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필자가 배치된 6호차는 주로 자유석 승객이 많아 비교적 분주한 객차였습니다. 탑승 초기에는 좌석 확인을 하며 지정 좌석과 착오 없이 앉았는지를 점검하고, 복도에 서 있는 승객에게 적절한 안내를 제공합니다. 특히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매진된 좌석으로 인해 승객 불만이 잦아져 응대가 까다로워집니다. 실제 체험 중 한 승객이 좌석이 이중 예약되었다며 격하게 항의하는 상황이 있었고, 이를 중재하면서 “정확한 예약 기록 확인 → 승객 감정 진정 → 대체 좌석 안내”라는 프로세스를 빠르게 적용해야 했습니다. 현장에선 감정이 격해지기 쉬운 만큼, 침착하고 공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임을 배웠습니다. 또한 열차 내에는 유아를 동반한 가족, 고령자, 장애인 등 다양한 승객이 탑승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상황 대응력도 필요합니다. 유모차를 들고 승하차하는 부모를 도운다든지, 비상시 대피 경로를 설명한다든지, 단순한 업무 외에도 인간적인 배려가 자연스럽게 요구되는 직업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근무 중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순찰 업무’는 단순히 좌석 점검이 아니라 이상 징후 감지, 객실 청결 유지, 쓰레기 수거, 소란 방지 등 다양한 세부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승무원은 항상 주변을 관찰하고 있어야 하며, 아무 일이 없어 보이는 시간 속에서도 업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방송 안내입니다. 시간대별, 도착역별로 안내 멘트를 정확하게 진행해야 하며, 상황에 따라 음성 톤을 조절하거나 내용 순서를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육받지 않고는 어려운 일로, 방송도 승무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습니다. 필자 역시 멘트 작성과 실습을 해보며, 이 부분이 얼마나 반복 훈련과 집중이 필요한지를 체감했습니다.

철도 승무원의 장단점과 커리어 전망

철도 승무원은 겉보기엔 단정하고 안정적인 이미지의 직업이지만, 실상은 체력과 정신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전문 직무였습니다. 우선 장점부터 살펴보면, 공기업 소속으로 정규직 채용 시 고용 안정성이 높고, 전국 어디에서든 근무가 가능하며, 비교적 정확한 근무시간과 복지 혜택이 보장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특히 KTX나 ITX 등 고속열차는 수당이 추가되어 실수령액이 일반 역무직보다 높은 편입니다. 또한 철도 산업은 여전히 국가 기간 산업으로 분류되며, 꾸준한 인력 수요가 유지되는 분야입니다. 실제로 2025년에도 코레일 및 SR, 민간 철도 운영사 등에서 정기적인 채용이 진행되고 있으며, 여성 승무원의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외국어 능력을 겸비한 인재는 우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단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감정노동’이 심하고, 예상치 못한 사고나 비상 상황에 즉시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가 적지 않습니다. 또한 정해진 식사시간이 없고, 이동 중에는 거의 앉을 수 없기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승무원이 많다고 합니다. 근무 후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또한 고객 민원 대응 시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가 체험했던 하루 동안에도 좌석 변경, 소란 승객, 분실물 등 다양한 상황이 있었으며,